한국사회의 기층문화의 특성을 밝히고자 하는 연구는 그 동안 인류학·사회학·민속학 등에서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들은 농업을 주로 하는 내륙의 농촌사회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어촌사회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한 실정이었다. 그나마 어촌사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 서해와 남해의 도서 해안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울릉도나 동해안 지역의 어민들에 대한 연구는 극히 희소하였다. 따라서 환태평양시대를 맞이하여 해양진출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으며, 기왕에 축적된 서남해안지역에 대한 연구성과와 비교분석을 위해서도 긴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본 연구는 모두 여섯 개의 분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어촌마을의 인구이동과 친족생활, 어촌의 협동체계의 변화, 어촌 사회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정치적 과정, 관광이 동해안 어촌지역 주민들에 미치는 영향, 동해안의 네 개 어촌마을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또한 울릉도민의 이주와 정착과정, 울릉도 한 어촌가족의 구조화과정과 적응전략은 울릉도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 각 분야의 연구들은 각기 독립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어민들의 생존전략과 적응이라는 하나의 큰 틀에 수렴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공동연구에서는 흔히 하나의 연구대상지를 선정하여 각 연구자들이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각 연구자들이 맡은 주제에 적합한 연구대상자를 각자 선택하여 독립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로 인해서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울릉도와 동해안의 여러 지역에 대한 종합연구로서의 의미를 한층 충실하게 담을 수있었다. 나아가 이 책은 어촌 마을의 사회구조와 어민들의 생활양식에 관한 앞으로의 연구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