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학은 퇴계의 생전에 이미 중국과 일본에 전파되었으며 임진왜란 이후에는 일본에 퇴계 학파가 형성되었다. 그 후 퇴계학의 해외 전파와 확산은 한 동안 침체된 반면 국내에서는 주리파와 주기파, 인물성 상이론相異論과 인물성 구동론俱同論, 유리론唯理論과 유기론唯氣論으로 학파가 형성 발전되다가 개화기 이후에는 침체에 빠진다. 이와는 달리 중국과 일본에서는 개화기에 퇴계학에 관한 관심이 되살아나서 중국에서는 근대식 여자 대학인 상덕학원尙德學院의 설립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서 「성학십도」를 대량으로 인쇄 보급하였으며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을 추진하면서 퇴계의 교육 사상을 수용하여 「교육칙어」를 제정하였다.
그러나 20세기 초반부터 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퇴계학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다시 침체되었다가 1970년 퇴계 서거 400주년과 2001년 탄신500주년 기념 행사를 계기로 국제화가 활발히 추진되었다. 퇴계 서거 400주년 기념 행사 이후 30여 년 간 축적된 연구 성과를 총괄적으로 정리하면 발표된 학술 논문이 천여 편에 달하며 이 논문을 발표한 학자들의 수는 17개국 출신 500여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한국어 석 박사 학위 논문이 186편, 외국어 논문이 84편, 단행본이 450여종에 달한다.
이러한 연구 성과의 특징을 분석하면 첫째 전통적으로 퇴계학을 이기론 중심으로 고찰하던 관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주제로 연구함으로써 퇴계학의 연구 시각을 확대하고 주제를 다양화하였으며 둘째로 현대 철학의 문제의식에서 퇴계학을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많으며 셋째로 퇴계학과 일본, 중국, 서양 철학과의 다양한 비교연구는 퇴계 사상과 새로운 사상과의 조화와 수용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위와 같은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필자는 제1부에서 퇴계학의 국제화와 연구 현황을 서술하고, 제2부에서 퇴계학과 서양 철학과를 비교한 다음 그 범위를 더욱 확대하여 제3부에서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과를 비교 고찰하고 제4부 부록에서는 퇴계학 연구자의 편의를 위하여 본 저서와 관련된 연구 자료를 첨부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저자는 퇴계학의 국제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새로운 연구 지평을 확장하고 퇴계학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을 비교함으로써 동서간의 사상적 이해를 촉진하고 지평을 확대 융합하는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퇴계학 연구의 국제화로 지금까지 출간된 논저는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그 수가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연구의 결실은 아직 빈약한 편이다. 단편적인 논문들 외에 체계적인 저술은 출간된 바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 저술이 퇴계학 연구자들에게는 물론 퇴계학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퇴계학과 동서 철학을 상호 비교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