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이 동경해 온 가치이념이다. 그리고 그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게 되면 그 물음은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과제가 된다. 인간은 어느 누구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무엇인가를 아름답다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미는 다양한 모습을 띠면서 인간에게 나타난다. 자연미와 예술미는 모두 아름다운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들이 동일하게 아름답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술미라 할지라도 회화, 조각, 문예, 음악 등의 아름다움이 각각 다른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숭고한 아름다움과 장엄한 아름다움이 있다. 아름다움은 자연과 예술에도 존재하지만, 인간의 윤리적·종교적 행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미의 본질과 양태에 관해 사고하는 일은 우리들의 일상 경험에 입각하고 있으면서도, 그 범위는 최고의 가치 이념에까지 이르고 있기 때문에 미학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된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제에 관한 기초적 연구서이다. 과거의 미학자들이 미에 관해 고찰한 바를 살펴보는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되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들에 의한 해명의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의도 되었다.
이와 같이 미와 관련하여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영원한 과제들과 우리 시대의 고유한 문제에 대하여 독적인 사색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이 때 미의 양태에 관해서는 주로 예술을 중심대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실로 예술에서야 말로 가장 명료한 방식으로 미가 인공적으로 응축되고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