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 그가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묻고 있는 책-
노벨 문학상 수상을 거부하고, 평생을 계약결혼관계로 살아온 자유인, 실존주의를 완성한 세기의 지성”이라고 흔히 일컬어지는 사르트르 Jean Paul Sartre(1905-1980).
프랑스를 비롯하여 범세계적으로 “모든 권력과 권위에 철저히 맞선 자유로운 개인, 결혼과 가족 해체에 따른 새로운 사랑, 참된 글로벌리즘 시대의 자유인” 등의 차원에서 사르트르를 새롭게 조명하는 행사나 출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세기 최고의 지성인인 그에 대한 관심이 너무나 희박하다. 저자는 우리의 지적 공백과 왜곡의 대표적 사례가 사르트르이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그의 삶과 추구했던 사상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그가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지금 우리에게 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가 문제가 되어야 하는지, 또 무엇이 문제되어야 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사르트르를 아나키스트 철학자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재조명-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인간의 자유와 자치, 그리고 자연을 존중하는 ‘아나키즘’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사르트르가 노벨상이라는 권위를 거부하고, 결혼에 대한 통념을 부정하며 자유롭게 사랑했다는 점, 좌우익을 함께 전체주의로 거부하고 제3의 길로 실존주의를 모색했다는 점, 그가 주로 부르주아 가정이 아닌, 거리의 카페에서 먹고 일하며 행복을 추구했던 점, 누구에게나 공개된 카페에서 아무런 비밀이나 벽도 없이 함께 나누는 삶을 예찬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침략 전쟁을 거부하며 거리의 사상과 문학을 추구했다는 사실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저자는 그의 삶과 실천 행위들이 바로 아나키즘이라고 생각한다.
-사르트르를 통해 우리가 체험하여 볼 일곱 가지를 제시-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르트르를 우리의 친구로 삼아서, 노벨상도 하찮게 생각해보고 우리의 사랑이나 결혼생활도 반성해보며 우리의 실존과 자유를 고민해보는 일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사르트르를 통해 다음 일곱 가지를 체험해보기를 원하고 있다.
나는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주체인가? 나는 조건 없는 사랑(결혼)을 하는가?
나는 권력과 권위로부터 자유로운가? 나는 명예나 물질로부터 자유로운가?
나는 집단이나 전체로부터 자유로운가? 나는 불의나 부정에 저항하는가?
나는 좌우익이 아닌 제3의 길을 추구하는가?
-우리는 자유로워야 하고, 자유를 위해 반항해야 하며, 전체로부터 개인의 회복을 강조-
자유는 사르트르 자신 평생을 바쳐 실험한 것으로서, 그의 삶은 물론 그의 문학과 사상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측면이다. 따라서 사르트르를 제대로 알았다면 우리는 자유로워야 하고, 자유인이어야 하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를 위해 반항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전체로부터 개인을 회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일제-분단-빈곤 등을 이유로 언제나 전체를 먼저 내세웠고, 국가와 민족, 역사와 전통, 통일과 단결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자유로운 개인 없이는 그 어떤 전체도 있을 수 없다. 나아가 인간의 고독, 자유, 책임의 문제를 가장 엄밀하게 고찰하고, 이를 명석하게 체계화하는 것, 그리고 인간을 오직 인간에게만 한정시키며 전적으로 자율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것, 여기에 사르트르의 근본적 태도가 담겨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