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와 프쉬케」는 동화이자 신화로서 여성의 정신적 발전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아모르와 프쉬케」동화이자 신화로서, 다른 신화적 모티프나 주제들과 달리 아주 어린 시절에서부터 성년이 되는 과정까지 두 주인공의 발전과정이 줄거리의 각 단계적 상황에 따라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그 단계적 의미폭도 다의적이다. 노이만은 프쉬케의 삶을 여성성의 단계적 발전과정으로 해석하면서, 아프로디테와의 투쟁과정에서 새로운 아프로디테, 프쉬케적 여성성이 형성되는 것에 주목, 이를 심층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해석은 페미니즘 이론이나 심층심리학적 관점, 또한 동화나 신화 연구에서 나타나는 인류의 여성성 원형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중심에 「아모르와 프쉬케」의 여주인공, 프쉬케의 여성성에 대한 연구가 자리 잡고 있다.
「아모르와 프쉬케」는 모권제의 비의적 의미를 띠는 것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아모르와 프쉬케」는 거의 2000년 전 이야기로 추정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1000여 종의 이본이 있다. 그 모티브나 주제가 유럽 동화뿐만 아니라, 문학을 비롯한 예술 분야 전반에 걸쳐 보편적으로 다루어지면서 순수예술에서부터 일상적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층과 수용자층을 낳았다.「아모르와 프쉬케」에서 프쉬케가 드러내는 여성성의 다의적 층위는 이 이야기의 줄거리 구조 속에서 여성성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모티프들에 대한 심층적 해석 여부에 달려 있다. 프쉬케가 드러내는 여성성은 어느 개별적 의미의 특징을 띠는 것이 아니라, 신화나 동화에 나타나는 인류가 보유하고 있는 여성성의 원형적이고 전형적인 측면이다.
여성은 자기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체험해가는 가운데 개성화 과정을 밟는다
노이만은 여성의 발전사적 의미를 사랑의 단계적 과정에서 형성되는 여성성에 주목하여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프쉬케의 여성성 경험은 우로보로스적 일치 가운데 대립성을 원초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개성화 과정을 밟고 있는 여성이 자기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체험해가는 전체성 경험으로 보았다. 또한 프쉬케의 발전과정을 하늘과 바다의 합일을 의미하는 아프로디테의 세계가 아닌, 새로운 아프로디테의 세계, 즉 대지적 의미라고 역설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프로디테가 제기한 4가지 과제는 프쉬케의 여성성이 개성화에 따라 발전하는 과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 과제 해결과정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합일의 단계, 즉 프쉬케의 여성성이 남성성과 통합되는 개성화 과정이다.
프쉬케의 발전과정에는 중세의 정신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여성성” 발견된다
노이만은 프쉬케에 대한 연구가 인간 프쉬케의 변화과정과 신격화에 대한 논의가 의미 있게 다루어지기까지 천오백여 년이란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 가능했던 것으로 보았다. 그는 “프쉬케 동화 속”에는 “기독교적 계시나 교회적 해석 요청 없이, 아주 이교도적이면서도 이교도를 초월하는 가운데”,“그 상징적 의미”가 전개되고 있으며, “프쉬케적인 것의 지상적이고 여성적인 것에 대한 중세적 파문이 파기되기 시작한 연후에야 비로소 인간적 프쉬케와 지상적 본성 속 신성이 재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말하자면 그는 “프쉬케의 변화과정과 신이 되는 발전과정”의 “특이성”이, 중세기의 일방적인 정신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상적이고 본성적 가치 체계, 즉 “새로운 여성성 발견”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