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레나 카스트가 쓴 동화해석서로 다섯 편의 동화들과 그 해석을 통해 인간의 행복을 모색
베레나 카스트가 융 학파의 분석심리학에 바탕을 둔 개성화이론을 다섯 편의 동화에 적용해 해석한 책이다. 동화 속 모티브들의 활동성과 그 다의적 해석 가능성을 문학, 신화, 예술작품, 성서 등의 연계분야로 확충해봄으로써 인류가 지닌 상상의 공간을 점검하고 있다. 융 학파에서는 이를 무의식의 체험이라고 보고, 동화를 텍스트로 삼아 인류의 잃어버린 상상력을 환기시키고, 이를 심리치료와 연계시켜 풀이하고 있다.
동화 속의 모티브와 상징들은 단순하게 제시되지만, 그 속에는 무수한 삶의 주제들과 상상력이 활동하고 있다. 동화 속에 제시된 삶의 과제를 풀어가는 것을 개성화과정이라고 보고, 동화 텍스트에 제시되고 있는 주인공들의 유형, 줄거리, 거기에 숨어 있는 상징을 읽고, 해석하고 있다. 해외의 다양하고 활발한 그림동화 연구에 비해 국내의 연구는 아직 아동교육학적 관점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동화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과 그 논의의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서 이 책은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다.
‘인간이 소망하는 행복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에 방점을 두고 동화의 모티브와 상징법을 탐구
카스트는 ‘인간의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는가’ 라는 관점에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동화 다섯 편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일반적으로 볼 때 ‘가장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례들을 추린 것이다.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소망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동화 속에는 인류의 행복에 대한 소망과 그 가능성이 담겨져 있다. 이런 관점에서 옮긴이는 카스트가 주목한 것이 ‘인간이 소망하는 행복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에 그 방점이 있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카스트는 인간 삶의 행복 가능성을 주로 동화에 나타나는 모티브나 동화상에 숨어있는 상징법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상징의 해석을 통해 인간의 심리적 행복론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동화 속 상징체계에 대한 이해의 심화가 어떻게 인간의 행복론과 맞닿아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베르타 카스트의 동화를 통한 심리치료는 융 학파에서 말하는 개성화과정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동화 속에는 여러 인간 유형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주로 남녀 주인공들이 실현해나가는 인간의 행복 과정이 제시되고 있다. 카스트의 동화를 통한 심리치료는 동화 속 인물 유형 체계와 그러한 인물들의 자기실현, 즉 융 학파에서 말하는 개성화과정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동화는 비록 ‘일차원적’이고 ‘평면적’ 문체로 표현되고 있지만 인간의 삶의 문제를 꾸준히 말하고 있다. 따라서 동화적 상징 언어 속에서 우리는 옛 사람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지혜가 행복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카스트가 말하듯 ‘지금’, ‘여기서’ 삶의 궤도를 점검하고, 행복을 지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임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