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는 옛 사람들이 공부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 펴낸 현대의 백과사전과 비슷한 성격의 책-
옛사람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책을 가지고 공부를 했을 것이고, 또한 그런 공부를 조금이나마 편리하게 하기 위해 공구서工具書를 사용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옛사람들은 어떤 공구서를 가지고 또 어떻게 그 공구서를 활용하였을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유서는 바로 옛날 사람들이 공부의 수월성 내지 편리성을 위해 사용했던 공구서의 일종一種으로, 실려 있는 내용의 광범위성에 비추어 보면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현대의 백과사전과 비슷한 성격의 책이다.
-우리 조상들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중국 유서를 이용하기도 하였지만, 직접 유서를 편찬하여 그것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유서類書는 내용을 사항별로 분류하여 편찬한 책으로, 일찍이 중국에서 기원하여 우리나라와 일본에 전해 졌으며, 동양 고유의 독특한 서적 편찬형식을 지니고 있다. 이는 동양의 경經·사史·자子·집集의 전 영역 또는 일정 영역에 걸친 많은 서적으로부터 시문詩文·인물人物·전고典故·천문天文·지리地理·전장典章·제도制度·비금飛禽·조수走獸·초목草木·충어蟲魚 및 기타 많은 사물 등과 관련된 문장을 뽑아 유별類別·운별韻別·자별字別 등으로 분류하여 편찬함으로써 검색에 편리하도록 한 일종의 공구서이다. 중국에서는 일찍이 위魏 문제文帝 조비曹丕가 학자들을 소집하여 당시 서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형식인 《황람皇覽》을 편찬하게 하였는데, 이 책이 곧 중국의 첫 번째 유서라 할 수 있다. 그 후, 중국은 당唐·송宋·명明 그리고 청대淸代를 거치면서 수많은 유서를 편찬하게 된다. 한국 유서는 비록 중국 유서에 비해 역사도 짧고 그 수에 있어서도 비교가 되지 않지만, 중국 유서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것을 모방하기도 하였으며, 아울러 그 나름대로 독특한 유서문화類書文化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우리 조상들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중국 유서를 이용하기도 하였지만, 직접 유서를 편찬하여 그것을 이용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한국 유서의 특색 등을 파악함으로써 한국의 유서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한 첫 시도-
이 책은 조선시대 중국 유서의 전입 및 유행 상황, 조선시대에 간행 혹은 필사되어 사용된 한국 유서의 상황, 편찬자·체제·유형 및 용도 방면에서의 한국 유서의 특색 등을 파악함으로써 한국의 유서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다. 또한 한국 유서가 중국 유서의 영향을 받은 이상, 한국의 유서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 유서문화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수많은 유서들 가운데, 비교적 대표성을 지니거나 특수한 성격을 지닌 중국 및 한국 유서 그리고 중국 유서로부터 비교적 많은 영향을 받은 한국 유서 등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한국에서의 중국 유서의 수용과 간행 상황 및 활용 등에 대해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탐구-
이 책은 한국에서의 중국 유서의 수용과 간행 상황 및 활용 등에 대해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유서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한중유서문화에 관해 종합적으로 접근하여 연구를 진행한 책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중국의 주요 유서 소개는 앞으로 중국 유서의 정확한 활용과 이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기에 한국에서의 동양학 연구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에 있는 각 도서관 내의 고서정리 작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