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부터 20년간 아버지와 문명이라는 권위를 거부하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자연 속에서 살며, 권위에 철저히 저항한 이들의 사상과 예술을 소개
스위스 아스코나에 있는 작은 동산 몬테베리타의 방랑자들은 1900년대부터 20년간 아버지와 문명이라는 권위를 거부하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자연 속에서 살며, 독재와 억압을 먹고 사는 권위에 철저히 저항하였다. 그리고 낮에는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고 밤에는 모여 지(知)와 예술을 탐구하며 꾸밈없이 사랑했다. 헤르만 헤세, D. H. 로렌스, 제임스 조이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 막스 브로트, 프란츠 펠벨,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슈테판 게오르게와 같은 문학인들, 이사도라 덩컨, 루돌프 폰 라반, 마리 비그만과 같은 무용가들, 칼 구스타브 융,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루돌프 슈타이너, 마르틴 부버, 빌헬름 라이히와 같은 학자들, 크로폿킨을 비롯한 아나키스트들은 물론 베벨과 레닌과 트로츠키 같은 사회주의자들도 그곳에 살았거나 머물며 창조적 영감을 얻었다.
‘소유’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존재’를 지키기 위해 고행과 같은 삶을 추구
이 책은‘소유’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존재’를 지키기 위해 스위스 아스코나에 있는 작은 동산 몬테베리타에서 고행과 같은 삶을 추구한 이들의 삶과 사상과 예술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다루고 있다. 20세기 초 문화와 예술과 정치를 꽃피운 수많은 지성인, 프로이트와 막스 베버 형제 등은 그들을 거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돕기 위해 찾고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따라서 20세기 반문화운동의 모색지이자 현대 문명의 오아시스였던 곳이다. 저자는 장소와 인물에 대한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와 현실 속에서 그들의 삶과 사상과 문화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체제와 문명과 계급을 뛰어넘는 반항임을 드러내고 있다.
20세기 문학사, 무용사, 미술사, 사상사, 문화사, 예술사, 정치사, 혁명사, 사회사가 모색 되고 이루어진 곳 스위스 아스코나의 몬테베리타
아나코나의 방랑자들은 고행과 같은 삶 속에서 자연주의, 자연요법, 정신요법, 채식주의, 정신분석, 아나키즘, 성해방, 페미니즘, 생태주의, 반전주의, 비폭력주의, 평화주의, 표현주의, 다다, 초현실주의, 모던댄스 등 20세기의 모든 반(反)문화운동을 처음으로 모색하였다. 따라서 20세기 문학사, 무용사, 미술사, 사상사, 문화사, 예술사, 정치사, 혁명사, 사회사가 스위스 아스코나의 몬테베리타에서 살았던 이들과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스코나는 당대의 가장 뛰어난 지성이자 감성으로 기성 체제의 학문과 예술에 철저히 반항한, 천재적인 예술가들의 정열이 만들어낸 지적 생활의 고향이었다. 저자는 그들의‘지(知)와 사랑’이 서로 대립 되는 것이 아니라 합일된 하나로 보았다. 이들의 삶과 사상을 통해 우리 시대에, 지와 사랑이 어떻게 통일되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화의 혁명, 예술의 민주화’임을 역설
저자는 한국의 문화가 피상적인 것이고 본질인 반항은 제대로 이해되거나, 모방조차 시도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헤세의『데미안』은 반항의 상징인 몬테베리타의 방랑자 그레저를 형상화한 걸작임에도 우리에게 데미안은 출세를 위한 힐링의 상징으로만 부각되어 헤세의 진면목인 반체제적 저항은 전혀 이해되지 않고 있으며, 로렌스도 강력한 성욕으로만 소비될 뿐 그의 반문명적 저항은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모던댄스의 창시자인 덩컨이나 라반 역시 서양무용사에 나오기는 하지만, 그들이 몬테베리타의 자연에서 춤을 추었기에 모던댄스의 창시자가 되었다는 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문화적 저항과 함께 나타난 채식주의나 생태주의도 한국에서는 백화점의 비싼 건강식일 뿐이고 자연요법이나 정신요법, 정신분석도 건강을 위한 값비싼 치료법으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화의 혁명, 예술의 민주화임을 이 책을 통해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