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휘속고(震彙續攷)는 양반이 아닌 중‧하위층 441명의 인물 전기 자료를 모은 책
진휘속고(震彙續攷)는 양반사대부가 아닌 기술직 중인에서 사천(私賤)에 이르는 중‧하층의 다양한 인물의 전기 자료를 모은 책이다. 1책 필사본으로 18분야로 나누어 441명이라는 방대한 인물이 수록되어 있다. 편성연대와 편자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조희룡의 호산외기가 인용되어 있고, 후대의 이향견문록에 이 책의 자료가 발췌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편성연대가 1844년~1862년 사이로 추정이 된다. 양반의 전기에 대한 자료는 풍성하지만 중‧하층 인물에 대한 전기 자료가 희귀하다는 점에서 진휘속고(震彙續攷)가 갖는 역사적 의의와 문학적 가치는 대단히 크고 소중하다.
양반들에게서 천시되었던 각종 기예(技藝)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는 의식 아래 편찬
경아전과 기술직 등 중․하층인물은 조선 후기에 경제적 기반을 발판으로 삼아 문화적 역량을 발휘하였다. 한양의 중간계층에 속한 이들은 교육에 투자하여 지식수준을 쌓고, 문화적, 예술적 수준이 높은 지식계층으로 부상하였다. 그 일부가 학자와 문인, 예술가로 성장했다. 이들은 17세기에 문단으로 형성하기 시작하여 18·19세기에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구한말 이후 쇠퇴하는 과정을 밟아갔다. 조선 후기에 부각된 특수한 문학사적 실체로서 이들의 문학은 사대부 문학과 대비되는 독특한 위상을 지닌다. 나아가 양반사대부들에게서 천시되었던 각종 기예(技藝)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는 의식 아래 편찬한 책이다. 기존의 중하층 인물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수록한 호산외기(壺山外記), 이향견문록(異鄕見聞錄, 일사유사(逸士遺事) 등이 미처 수록하지 못한 다양한 인물 및 분야에 대한 자료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매우 크다.
조선조 양반관료시대에 신분적 한계로 말미암아 타고난 재질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던 다양한
인물들의 구체적인 활동상을 밝혀 줌
조선전기(朝鮮前期)에는 중․하층 인물의 형상이 일부 비판적 사대부들에 의해 산발적으로 그려졌을 뿐 이들만을 모아서 다룬 적은 없었다. 19세기에 와서야 기존의 흩어져 있던 자료를 모아 일정한 체재 아래 편집하거나 보고 들은 바를 형상화한 전기집이 등장했다. 이들은 주로 조선시대 중인계층의 활약상을 묶은 것으로, 기인(奇人)·화가·문인‧음악가‧의원‧신선 등을 비롯하여 효열(孝烈), 재녀(才女)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조선조 양반관료시대에 신분적 한계로 말미암아 타고난 재질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던 다양한 인물들의 구체적인 활동상을 밝혀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자료들이다. 이 책에 실린 그간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인물군들은 향후 중․하층 문학에 대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