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2.28민주운동에 참여한 대구고 1회, 2회 졸업생들의 구술을 정리한 기록
2·28 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불의에 항거해 대구지역 고등학생들이 주도해 일어난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다. 이 책은 2.28민주운동에 참여한 대구고 1회, 2회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그날의 역사적인 기억을 꺼내 구술 기록으로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대구고 학생들이 지닌 기억의 역사에는 사실적 진실도 있고, 서사적 진실도 있었다. 이미 60여 년 전에 경험한 역사적 기억들이 잊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구술을 바탕으로 정리하려는 것은 시간이 더 지나면 이마저도 진실을 복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방치된 기억의 역사를 기록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게 함과 동시에 비어있는 우리 역사를 채우는 자료이기에 의미가 크다.
대구고 학생들의 구술 인터뷰와 스토리에는 교내외 긴박한 상황이 밀도 있게 망라
2·28민주운동의 배경, 전개과정 등 객관적인 부분은 남겨진 기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1960년 2월 28일 대구시내로 뛰쳐나간 학생들의 수에 비하면 기록물들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점에서 대구고 학생들의 구술 인터뷰와 스토리에는 교내에서 긴밀하게 주고받은 내용과 교외에서의 행동 등 개개인의 상황이 밀도 있게 망라되어 담겼다. 특히 당시 주체세력이었던 대구고 학생들의 교우관계, 2·28민주운동 당시 학생들의 연락체계, 개인의 행동과 심리상태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개인이 직접 체험한 역사는 기록된 역사보다 더 진실 되고 분명할 때가 있다. 역사를 만든 주체세력들이 다수일 경우, 이들을 대상으로 구술 증언이 필요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사건을 한 획이 아닌 씨줄과 날줄로 엮는 대다수의 구술 증언은 그래서 더욱 생생한 역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