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언제나 정감 있게 다가오는 영남대학교. 그냥 여기에 있으면 거대한 정원 속에 파묻혀 있는 듯 한 착각에 빠진다. 궁궐 속 같은 정원을 거닐고 다니다 보면, 온갖 시름을 다 잊고 정화의 세계에 조용히 스며들게 된다. 우리 학교에서 꼽을 수 있는 산책길은 민속원 주변을 한바퀴 도는 것인데, 구계서원 또는 까치구멍집을 통하여 의인정사 경주맛배집을 돌아 러브로드로 빠져나오는 코스이다. 물론 여유가 있다면, 더 다양한 산책길이 있지만, 식사 후 햇살을 맞이하기에는 보통 이 정도가 적당하다. 구계서원, 의인정사, 쌍송정, 일휴정, 경주맛배집, 까치구멍집 등 정겨운 집들이 우리를 반긴다. 교정에는 또한 소나무가 많다. 낮은 구릉지대에 수많은 나무들 가운데 역시 소나무가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 그 기개가 느껴지는 오솔길도 많아서 지루하지 않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나지막한 산길들이 편안하게 이끌어 주기 때문에 걷는이들을 교정 끝까지 가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 논밭이 그리운가. 걷다 보면 전원의 풍경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민속원 주위와 자연자원대 앞의 논, 그리고 목장 근처에는 커다란 밭이 있어, 옥수수, 수수, 호밀, 유채, 메밀 등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