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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어떻게 살 것인가 최재목의 무덤기행

지은이최재목 지음

출판일2024-07-31

쪽 수304

판 형46배판

I S B N978-89-7581-961-2 03810

판매가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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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파묘.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냄

지난 2월 개봉해 총관객수 1,191만 명, 하반기 걸출한 영화제 수상 후보작으로 꼽히는 영화 『파묘』가 대한민국을 무속신앙과 오컬트로 몰아넣자 일약 ‘무덤’이 화제로 급부상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파묘란 무덤을 파내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흔히 삽이나 중장비 등을 이용해 장지를 옮기거나 유골을 화장하는 등 필요에 따라 이뤄지는 매장풍습의 일부분이다. 어디까지나 물리적 의미에서 파묘는 무덤을 파헤치는 것이나 철학자의 파묘는 달랐다.

철학자이자 시인인 저자는 무덤 속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유골이 가죽에 덮여 정신을 가진 채 이승을 활보하던 시절, 그 삶을 파헤쳤다. 한 사람의 일생을 되새긴 것이다. 조선시대 인물부터 문인, 종교인,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그들 삶의 최후인 무덤에서 거슬러 올라가 행적과 이상 등이 낱낱이 기록됐다.

 

무덤에서 돌아보는 ‘삶’… 죽음에서 삶으로

자신의 조국은 ‘천국’이라며 일제에 항거했던 가네코 후미코가 살았던 부강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가난했던 삶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기록, 「옥중수기」가 답사의 결과물이었다. 그의 남편 박열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네코 후미코가 살았던 당대의 풍경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공간을 현세대에 일깨워주기도 하면서 그 삶의 의미를 탐구한 것이다.

 

일반인 접근도 어려운 소록도도 답사

저자의 무덤기행은 ‘한낱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죽음 공부였다는 점은 소록도의 기록에서 절정에 이른다. 나병환자들의 집결지이자 역설적이게도 ‘자혜’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비인간적 단종수술, 처절한 몸부림으로 남긴 시 한 편과 뒤늦게 들어선 만령당에 이르기까지 한하운이라는 인물의 행적과 작품으로 비극적인 삶과 치열했던 생존 욕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귀결된다.

차례

머리말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1903~1926)

일제에 항거했던 아나키스트 일본 여인!


1. ‘방법’으로서 가네코 후미코

무엇이-나를-이렇게-만들었나? | 불안한-외로운 ‘나’=안전지대 | 이중의 무적자, “나의 국적은 천국” | ‘호출’의 의미 | 통영의 ‘박경리 묘’를 찾아, 『일본산고』를 읽다 | “일본인에게는 예를 차리지 말라.”

2. 문경, 가네코 후미코의 묘

기행─‘이동의 표시’, 망각에 맞서며 ‘옆길로 새기’ | 비명碑銘을 읽다 | 흑도회·흑우회의 ‘흑’: 혼돈─새로운 사회의 설계 | 불령사不逞社의 ‘불령’: 뻔뻔스러움=자유를 향한 열정 | 무덤 속, 과연 ‘유골’은 있을까

3. ‘국가·민족’을 넘어, ‘인간’으로, 각자 ‘주인’으로

옥중 편지의 ‘사상’과 ‘글쓰기’ | ‘감옥의 밤’=‘죽음의 잠자리’에서 쳐다보는 달 | “최후의 한 점에 서서…… 나 자신을 응시” | 비장·처참한 옥중결혼, “나를 조선에 묻어 달라” | 내 뇌리에 박힌 ‘눈동자’ | 자주와 자치─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는 사회 | 개인의 가치, 평등한 권리에 근거한 결속·연대

4. 가네코 후미코, 7년간 ‘부강’ 생활로 조선의 ‘인간’을 만나다

국가·권력에 대한 ‘회의’, ‘위안 없는 사유’로 | 자발적 복종과 저항 | 학대와 불운에서 ‘나 자신’을 찾다 | 일본인·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증오 | ‘부강’ 체험 ①: ‘개’에게로 연결된 ‘동포’ 의식 | ‘부강’ 체험 ②: ‘머슴 고씨’ 박대에 대한 ‘분노감’ | ‘부강’ 체험 ③: 3·1운동 목격, 반역적 기운을 느끼고 감격 | ‘가난-반감-반항심-동정심’에서 ‘사회주의 사상’으로

5. 가네코 인생의 시작과 끝, 부강역은 알고 있다

‘부강芙江’이라는 곳 | 부강, 금강 내륙 하항河港의 종점 | 일본인들의 생활, ‘갑’으로서 고리대금업자 | 삶과 죽음의 통로, 부강역 | 기차여, “너는 몇천 번이나 나를 지나쳐 갔다.” | ‘지배자의 사시斜視’와 ‘인간의 애정’ 사이의 눈치 보기

6. 가네코 후미코의 ‘부강’, 그 추억과 트라우마를 가로지르다

일본인 소학교 부강공립심상소학교 | ‘부강초등’의 옛 모습은? | 부강, ‘그립고도 아픈 곳’ | 금강 가, 옛 장터의 오동나무 아래” | 가자 “바닥을 알 길 없는 푸른 강 밑으로” | 살아남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복수

7. 가네코 후미코, ‘자유’를 찾고 / 싸우다 / 죽다

‘홀로’ 산에서 누리는 ‘자유’ | 조선인 울음소리 들리는 ‘서북쪽의 헌병대’ | 거짓이 없는 ‘남쪽의 목가적 자연’ | 박기동의 시 ‘부용산’을 떠올리다 |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종교를 찾다 | 신과 종교, “나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다” | ‘주의자’를 찾고, 환멸을 느끼다 | ‘나만의 사상’, 아나키즘으로 | 가네코 후미코의 아나키즘은 사회변혁적? 개인주의적? | 더 오래 기억해 주고 싶은 가네코 후미코 | 오구마 히데오小熊秀雄의 「장장추야長長秋夜」 생각 | “피었다가 시드는 꽃보다, 상록수를”

 

한하운韓何雲(1919~1975)

아흐, 꽃같이 서러운 나병시인!


1. 소록도 만령당萬靈堂을 찾다

소록도에 가며, 한하운 생각 | “아흐, 꽃같이 서러워라”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2. 산 자는 죽은 자에 의해 지탱되고,

죽은 자는 산 자에 의해 기억된다

내 ‘기억’ 속의 소록도는 | 과거의 기억, 다행? 혹은 불행? | ‘기억의 윤리’를 떠올리며 | ‘엉엉 못 살고 죽은 생령生靈’의 땅으로

3. 자혜라는 미소 머금은 제국의 의료제도

‘자혜慈惠+병원’

검문소, 모든 검문은 두렵다 | 한하운의 ‘추석 달’ 생각 | 제국의 미소 띤 얼굴 ‘자혜慈惠+병원’ | 절대 격리라는 비극을 희화화한 ‘수탄장愁嘆場’

4. “말 못 할 가슴 속 신음 같은 파도 소리”─역사와 비역사의 무심한 공존

‘소록도갱생원’, 식민지의료의 전시장으로서 관광화 | 조용한 해안에 공존하는 역사와 비역사 |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

5. 소록도, 진정한 신뢰와 사랑 없는 ‘당신들=그대들’만의 천국

교회·질병·구원 | 고요한, 불안한 해변을 읽는다 | 낯선 ‘하나이 원장 창덕비’

6. 구천을 맴도는 넋이 일만이라 이곳에 설잠드시니, 이름하여 만령당이라

한센병 환자 색출, 강제수용의 흑막 | 만령당 앞에서 |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과 윤리

 

김류金瀏(1814~1884)

거문도 ‘둥긂’의 실학자


1. 귤은재 김류의 ‘둥긂의 실학’을 만나다

내 가슴에 맺힌, 거문도의 하계夏季 | ‘섬의 유학자’, 귤은재橘隱齋 김류金瀏 | ‘도’와 ‘인人·문文’─희망의 부표 | 동백꽃, 샤넬의 ‘카멜리아’가 생각나다 | 섬, 은둔과 회생의 토포스

2. ‘둥긂의 실학’

기정진의 도학道學, 리理 중심 비타협 원리주의 | 김류의 유학, ‘둥긂[圓]의 실학’ | 오리 모양의 잠수함 ‘부선鳧船’을 고안하다 | 김류의 『해상기문海上奇聞』: 러시아의 첫 외교문서 | 주변부에서 국제적 ‘섬의 유학’으로 | 거문도에서, “글자랑 하들 말어!”

3. 김류, 청산도를 사랑하다

표류 끝에 여서도로, 청산도로 | 청산도, 표류자들의 기억 | ‘꿈 같은 이 세상’ 청산도

4. 김류의 유토피아, ‘소도원小桃源=청산도’

백성들이 안락한 곳(民之安樂)! | 잠시, 「몽도원도夢桃園圖」를 회상하다 | 현실이 피폐할수록 그리운 ‘세상의 저쪽(이상향)’

5. 타박타박 청산도 초분草墳을 찾아가는 길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화두 | 종말을 위한 준비 | ‘묻힐 땅’에 대한 사색 | 해변의 묘지에서, ‘내 속에서 타자를 만나다’ | 초도에서 들은 초분(=풀무덤) 이야기 | 드디어 청산도로, ‘느림의 섬’으로 | 청산도 초분의 솔잎, ‘조弔’자의 흔적 | 천장天葬과 매장埋葬 | ‘장葬’자의 뜻 | ‘조弔’자에 숨은 장례 풍경

6. 청산도의 기억, 미안함

구들장논과 초분, 황폐한 터에 피는 꽃

 

성철性徹(1912~1993)

해인사 초대 방장


1. 무덤에서 삶을 생각하게 된 ‘계기’

삶을 정리하는 방향에 서서 | ‘시時’라는 것 | 죽음-무덤-현재적 의미 | “문이 닫히는데……”

2. ‘성철스님 사리탑’을 찾다

: ‘무언-침묵’=‘가르침’이라는 형식

4월, 어머니가 떠나고 | 허망에게도 ‘감사’를 | 성철스님 사리탑 앞에서 | 뜬금없는 ‘부도浮屠’ 생각 | ‘사리탑=부도’는 무언-침묵의 가르침 | 무덤, ‘무無의 덤’이라는 형식의 은유

 

법정法頂(1932~2010)

무소유 청졸淸拙 스님


1. ‘법정스님 계신 곳’을 찾다

: 이 풍진 속의 ‘무소유·자유’

‘무소유·방랑·자유’란 어휘 앞에 | 월든 호숫가의 법정스님 | 문득 마주한 ‘청졸’ | 대중을 위해서라면 ‘말에 기대서’라도 | 이 풍진의 끝자락에서, ‘대지大地’를 새로 읽다 | ‘산정-로고스’에서 저 낮고 깊은 ‘암굴暗窟-카오스’로 | 원형과 사각형, 그 기하학적 형식 | 로고스는 ‘높이높이’, 카오스는 ‘깊이깊이’ | 흙과 땅, 기름[養]-묻음[葬] | “죽음도 미리 배워 두어야” | ‘불일암佛日庵’, ‘법정스님 계신 곳’으로 | 시계-시간으로부터의 자유 | 안 계시되 계시는, 저 ‘흰 고무신’의 무게 | 완전한 자포자기, 단순성, 창조적인 아름다움

2. ‘사死, 죽다’-죽음이란 무엇인가? • 265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 ‘삶의 진정한 스승’ 죽음, 거기로 가는 길 | 죽음도 삶도 만들어진 상想 | 죽음은 어둠? 빛?─외천명에서 낙천명으로 | 어쩌다 죽음에서 제대로 죽기 |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

 

민병갈閔丙渴(1921~2002)

한국 최초의 사립수목원 설립자


1. 나무와 살다 나무에 묻히다

‘무無의 덤’ | 누구나 알고 찾아가는 무덤, 진정한 스승 | 천리포수목원의 민병갈 무덤을 찾다 | 만리포에서 만난 ‘무량한 빛’ | 나무와 결혼, ‘천리포수목원’을 돌보다

2. “묘 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어라”

천리포수목원의 민병갈, 그 삶의 의미 | 돌아오는 길, ‘신두리 사구沙丘’ 모래언덕에서

 

미주

책속으로

무덤은 빈손으로 왔다 가는 삶의 ‘덤’

저자에게 무덤은 어릴 적 사시사철 생가 뒤에서 비석을 뛰어넘고 썰매를 타는 등 놀이터로 삼았던 곳이다. 그리고 그 무덤의 주인은 마주치면 인사했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어르신 곧, 동네 사람들이었다. 마냥 놀이터에 그쳤던 무덤은 나이가 든 저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 되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빈손으로 왔다 가는 인간의 삶이 남긴 최후의 표시인 무덤을 ‘무(無)’의 덤으로 표현한다.

 

무덤, 추억과 기억, 전망과 성찰 장치

‘추억과 기억의 장치’, ‘전망과 성찰의 장치’로 무덤을 정의한 것이다. 그런 무덤 앞에서 무덤의 주인이 어떤 사람이었으며 무슨 철학으로 살았으며 어떤 이유에서 아직도 회자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발굴해야겠다는 저자의 결심은 답사로 이어졌다.

 

무덤 찾아 전국 사방으로 발길

소록도와 거문도, 처산도 초도, 천리포수목원, 불임암, 해인사 등 전국 사방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숙소를 정하고 헤변을 걸으면서까지 그들의 삶을 발굴하기 위해 부단히도 뛰었다. 치열한 삶을 이겨낸 무덤의 주인들을 생각하며 저자의 무덤기행은 어느덧 죽음을 찾아다니는 여행이자 죽음 공부가 있는 유랑이 되어 있었다. 무덤 주인의 후손을 만나 겨우 위치를 알아내기도 했고 공간의 의미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수목원에서도 학습한 것은 식물이 아닌 삶이었다.

 

가네코 후미코부터 민병갈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답사기에는 몇 해 전 파묘와 같이 영화를 매개로 국내에 아나키스트 열풍을 도래한 가네코 후미코와 손가락 발가락을 하나씩 보내야 했던 나병시인 한하운, 학술답사차 들렸던 거문도에서 발견한 실학자 김류, 죽음에서 삶을 생각하게 된 계기였던 성철스님, ‘마지막은 자연’이었던 법정스님, 군인으로 왔다 나무에 묻힌 민병갈까지 저마다 특징이 뚜렷한 인물의 삶과 철학이 기록됐다.

저자소개

최재목

 

 

현재 영남대 철학과 교수이며, 일본 츠쿠바筑波대에서 문학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도쿄대, 미국 하버드대, 네덜란드 라이덴대, 중국 베이징대에서 연구했다. 중국 절강이공대 객원교수, 한국양명학회장,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노자』, 『상상의 불교학』, 『왜 쓰는가 - 글+쓰기의 철학·방법 -』 등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하여 『나는 폐차가 되고 싶다』, 잠들지 마라 잊혀져 간다』, 『꽃 피어 찾아 가리라』외 다수의 시집을 간행했다.

서평

책소개

파묘.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냄

지난 2월 개봉해 총관객수 1,191만 명, 하반기 걸출한 영화제 수상 후보작으로 꼽히는 영화 『파묘』가 대한민국을 무속신앙과 오컬트로 몰아넣자 일약 ‘무덤’이 화제로 급부상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파묘란 무덤을 파내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흔히 삽이나 중장비 등을 이용해 장지를 옮기거나 유골을 화장하는 등 필요에 따라 이뤄지는 매장풍습의 일부분이다. 어디까지나 물리적 의미에서 파묘는 무덤을 파헤치는 것이나 철학자의 파묘는 달랐다.

철학자이자 시인인 저자는 무덤 속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유골이 가죽에 덮여 정신을 가진 채 이승을 활보하던 시절, 그 삶을 파헤쳤다. 한 사람의 일생을 되새긴 것이다. 조선시대 인물부터 문인, 종교인,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그들 삶의 최후인 무덤에서 거슬러 올라가 행적과 이상 등이 낱낱이 기록됐다.

 

무덤에서 돌아보는 ‘삶’… 죽음에서 삶으로

자신의 조국은 ‘천국’이라며 일제에 항거했던 가네코 후미코가 살았던 부강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가난했던 삶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기록, 「옥중수기」가 답사의 결과물이었다. 그의 남편 박열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네코 후미코가 살았던 당대의 풍경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공간을 현세대에 일깨워주기도 하면서 그 삶의 의미를 탐구한 것이다.

 

일반인 접근도 어려운 소록도도 답사

저자의 무덤기행은 ‘한낱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죽음 공부였다는 점은 소록도의 기록에서 절정에 이른다. 나병환자들의 집결지이자 역설적이게도 ‘자혜’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비인간적 단종수술, 처절한 몸부림으로 남긴 시 한 편과 뒤늦게 들어선 만령당에 이르기까지 한하운이라는 인물의 행적과 작품으로 비극적인 삶과 치열했던 생존 욕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귀결된다.

차례

머리말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1903~1926)

일제에 항거했던 아나키스트 일본 여인!


1. ‘방법’으로서 가네코 후미코

무엇이-나를-이렇게-만들었나? | 불안한-외로운 ‘나’=안전지대 | 이중의 무적자, “나의 국적은 천국” | ‘호출’의 의미 | 통영의 ‘박경리 묘’를 찾아, 『일본산고』를 읽다 | “일본인에게는 예를 차리지 말라.”

2. 문경, 가네코 후미코의 묘

기행─‘이동의 표시’, 망각에 맞서며 ‘옆길로 새기’ | 비명碑銘을 읽다 | 흑도회·흑우회의 ‘흑’: 혼돈─새로운 사회의 설계 | 불령사不逞社의 ‘불령’: 뻔뻔스러움=자유를 향한 열정 | 무덤 속, 과연 ‘유골’은 있을까

3. ‘국가·민족’을 넘어, ‘인간’으로, 각자 ‘주인’으로

옥중 편지의 ‘사상’과 ‘글쓰기’ | ‘감옥의 밤’=‘죽음의 잠자리’에서 쳐다보는 달 | “최후의 한 점에 서서…… 나 자신을 응시” | 비장·처참한 옥중결혼, “나를 조선에 묻어 달라” | 내 뇌리에 박힌 ‘눈동자’ | 자주와 자치─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는 사회 | 개인의 가치, 평등한 권리에 근거한 결속·연대

4. 가네코 후미코, 7년간 ‘부강’ 생활로 조선의 ‘인간’을 만나다

국가·권력에 대한 ‘회의’, ‘위안 없는 사유’로 | 자발적 복종과 저항 | 학대와 불운에서 ‘나 자신’을 찾다 | 일본인·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증오 | ‘부강’ 체험 ①: ‘개’에게로 연결된 ‘동포’ 의식 | ‘부강’ 체험 ②: ‘머슴 고씨’ 박대에 대한 ‘분노감’ | ‘부강’ 체험 ③: 3·1운동 목격, 반역적 기운을 느끼고 감격 | ‘가난-반감-반항심-동정심’에서 ‘사회주의 사상’으로

5. 가네코 인생의 시작과 끝, 부강역은 알고 있다

‘부강芙江’이라는 곳 | 부강, 금강 내륙 하항河港의 종점 | 일본인들의 생활, ‘갑’으로서 고리대금업자 | 삶과 죽음의 통로, 부강역 | 기차여, “너는 몇천 번이나 나를 지나쳐 갔다.” | ‘지배자의 사시斜視’와 ‘인간의 애정’ 사이의 눈치 보기

6. 가네코 후미코의 ‘부강’, 그 추억과 트라우마를 가로지르다

일본인 소학교 부강공립심상소학교 | ‘부강초등’의 옛 모습은? | 부강, ‘그립고도 아픈 곳’ | 금강 가, 옛 장터의 오동나무 아래” | 가자 “바닥을 알 길 없는 푸른 강 밑으로” | 살아남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복수

7. 가네코 후미코, ‘자유’를 찾고 / 싸우다 / 죽다

‘홀로’ 산에서 누리는 ‘자유’ | 조선인 울음소리 들리는 ‘서북쪽의 헌병대’ | 거짓이 없는 ‘남쪽의 목가적 자연’ | 박기동의 시 ‘부용산’을 떠올리다 |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종교를 찾다 | 신과 종교, “나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다” | ‘주의자’를 찾고, 환멸을 느끼다 | ‘나만의 사상’, 아나키즘으로 | 가네코 후미코의 아나키즘은 사회변혁적? 개인주의적? | 더 오래 기억해 주고 싶은 가네코 후미코 | 오구마 히데오小熊秀雄의 「장장추야長長秋夜」 생각 | “피었다가 시드는 꽃보다, 상록수를”

 

한하운韓何雲(1919~1975)

아흐, 꽃같이 서러운 나병시인!


1. 소록도 만령당萬靈堂을 찾다

소록도에 가며, 한하운 생각 | “아흐, 꽃같이 서러워라”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2. 산 자는 죽은 자에 의해 지탱되고,

죽은 자는 산 자에 의해 기억된다

내 ‘기억’ 속의 소록도는 | 과거의 기억, 다행? 혹은 불행? | ‘기억의 윤리’를 떠올리며 | ‘엉엉 못 살고 죽은 생령生靈’의 땅으로

3. 자혜라는 미소 머금은 제국의 의료제도

‘자혜慈惠+병원’

검문소, 모든 검문은 두렵다 | 한하운의 ‘추석 달’ 생각 | 제국의 미소 띤 얼굴 ‘자혜慈惠+병원’ | 절대 격리라는 비극을 희화화한 ‘수탄장愁嘆場’

4. “말 못 할 가슴 속 신음 같은 파도 소리”─역사와 비역사의 무심한 공존

‘소록도갱생원’, 식민지의료의 전시장으로서 관광화 | 조용한 해안에 공존하는 역사와 비역사 |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

5. 소록도, 진정한 신뢰와 사랑 없는 ‘당신들=그대들’만의 천국

교회·질병·구원 | 고요한, 불안한 해변을 읽는다 | 낯선 ‘하나이 원장 창덕비’

6. 구천을 맴도는 넋이 일만이라 이곳에 설잠드시니, 이름하여 만령당이라

한센병 환자 색출, 강제수용의 흑막 | 만령당 앞에서 |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과 윤리

 

김류金瀏(1814~1884)

거문도 ‘둥긂’의 실학자


1. 귤은재 김류의 ‘둥긂의 실학’을 만나다

내 가슴에 맺힌, 거문도의 하계夏季 | ‘섬의 유학자’, 귤은재橘隱齋 김류金瀏 | ‘도’와 ‘인人·문文’─희망의 부표 | 동백꽃, 샤넬의 ‘카멜리아’가 생각나다 | 섬, 은둔과 회생의 토포스

2. ‘둥긂의 실학’

기정진의 도학道學, 리理 중심 비타협 원리주의 | 김류의 유학, ‘둥긂[圓]의 실학’ | 오리 모양의 잠수함 ‘부선鳧船’을 고안하다 | 김류의 『해상기문海上奇聞』: 러시아의 첫 외교문서 | 주변부에서 국제적 ‘섬의 유학’으로 | 거문도에서, “글자랑 하들 말어!”

3. 김류, 청산도를 사랑하다

표류 끝에 여서도로, 청산도로 | 청산도, 표류자들의 기억 | ‘꿈 같은 이 세상’ 청산도

4. 김류의 유토피아, ‘소도원小桃源=청산도’

백성들이 안락한 곳(民之安樂)! | 잠시, 「몽도원도夢桃園圖」를 회상하다 | 현실이 피폐할수록 그리운 ‘세상의 저쪽(이상향)’

5. 타박타박 청산도 초분草墳을 찾아가는 길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화두 | 종말을 위한 준비 | ‘묻힐 땅’에 대한 사색 | 해변의 묘지에서, ‘내 속에서 타자를 만나다’ | 초도에서 들은 초분(=풀무덤) 이야기 | 드디어 청산도로, ‘느림의 섬’으로 | 청산도 초분의 솔잎, ‘조弔’자의 흔적 | 천장天葬과 매장埋葬 | ‘장葬’자의 뜻 | ‘조弔’자에 숨은 장례 풍경

6. 청산도의 기억, 미안함

구들장논과 초분, 황폐한 터에 피는 꽃

 

성철性徹(1912~1993)

해인사 초대 방장


1. 무덤에서 삶을 생각하게 된 ‘계기’

삶을 정리하는 방향에 서서 | ‘시時’라는 것 | 죽음-무덤-현재적 의미 | “문이 닫히는데……”

2. ‘성철스님 사리탑’을 찾다

: ‘무언-침묵’=‘가르침’이라는 형식

4월, 어머니가 떠나고 | 허망에게도 ‘감사’를 | 성철스님 사리탑 앞에서 | 뜬금없는 ‘부도浮屠’ 생각 | ‘사리탑=부도’는 무언-침묵의 가르침 | 무덤, ‘무無의 덤’이라는 형식의 은유

 

법정法頂(1932~2010)

무소유 청졸淸拙 스님


1. ‘법정스님 계신 곳’을 찾다

: 이 풍진 속의 ‘무소유·자유’

‘무소유·방랑·자유’란 어휘 앞에 | 월든 호숫가의 법정스님 | 문득 마주한 ‘청졸’ | 대중을 위해서라면 ‘말에 기대서’라도 | 이 풍진의 끝자락에서, ‘대지大地’를 새로 읽다 | ‘산정-로고스’에서 저 낮고 깊은 ‘암굴暗窟-카오스’로 | 원형과 사각형, 그 기하학적 형식 | 로고스는 ‘높이높이’, 카오스는 ‘깊이깊이’ | 흙과 땅, 기름[養]-묻음[葬] | “죽음도 미리 배워 두어야” | ‘불일암佛日庵’, ‘법정스님 계신 곳’으로 | 시계-시간으로부터의 자유 | 안 계시되 계시는, 저 ‘흰 고무신’의 무게 | 완전한 자포자기, 단순성, 창조적인 아름다움

2. ‘사死, 죽다’-죽음이란 무엇인가? • 265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 ‘삶의 진정한 스승’ 죽음, 거기로 가는 길 | 죽음도 삶도 만들어진 상想 | 죽음은 어둠? 빛?─외천명에서 낙천명으로 | 어쩌다 죽음에서 제대로 죽기 |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

 

민병갈閔丙渴(1921~2002)

한국 최초의 사립수목원 설립자


1. 나무와 살다 나무에 묻히다

‘무無의 덤’ | 누구나 알고 찾아가는 무덤, 진정한 스승 | 천리포수목원의 민병갈 무덤을 찾다 | 만리포에서 만난 ‘무량한 빛’ | 나무와 결혼, ‘천리포수목원’을 돌보다

2. “묘 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어라”

천리포수목원의 민병갈, 그 삶의 의미 | 돌아오는 길, ‘신두리 사구沙丘’ 모래언덕에서

 

미주

책속으로

무덤은 빈손으로 왔다 가는 삶의 ‘덤’

저자에게 무덤은 어릴 적 사시사철 생가 뒤에서 비석을 뛰어넘고 썰매를 타는 등 놀이터로 삼았던 곳이다. 그리고 그 무덤의 주인은 마주치면 인사했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어르신 곧, 동네 사람들이었다. 마냥 놀이터에 그쳤던 무덤은 나이가 든 저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 되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빈손으로 왔다 가는 인간의 삶이 남긴 최후의 표시인 무덤을 ‘무(無)’의 덤으로 표현한다.

 

무덤, 추억과 기억, 전망과 성찰 장치

‘추억과 기억의 장치’, ‘전망과 성찰의 장치’로 무덤을 정의한 것이다. 그런 무덤 앞에서 무덤의 주인이 어떤 사람이었으며 무슨 철학으로 살았으며 어떤 이유에서 아직도 회자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발굴해야겠다는 저자의 결심은 답사로 이어졌다.

 

무덤 찾아 전국 사방으로 발길

소록도와 거문도, 처산도 초도, 천리포수목원, 불임암, 해인사 등 전국 사방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숙소를 정하고 헤변을 걸으면서까지 그들의 삶을 발굴하기 위해 부단히도 뛰었다. 치열한 삶을 이겨낸 무덤의 주인들을 생각하며 저자의 무덤기행은 어느덧 죽음을 찾아다니는 여행이자 죽음 공부가 있는 유랑이 되어 있었다. 무덤 주인의 후손을 만나 겨우 위치를 알아내기도 했고 공간의 의미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수목원에서도 학습한 것은 식물이 아닌 삶이었다.

 

가네코 후미코부터 민병갈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답사기에는 몇 해 전 파묘와 같이 영화를 매개로 국내에 아나키스트 열풍을 도래한 가네코 후미코와 손가락 발가락을 하나씩 보내야 했던 나병시인 한하운, 학술답사차 들렸던 거문도에서 발견한 실학자 김류, 죽음에서 삶을 생각하게 된 계기였던 성철스님, ‘마지막은 자연’이었던 법정스님, 군인으로 왔다 나무에 묻힌 민병갈까지 저마다 특징이 뚜렷한 인물의 삶과 철학이 기록됐다.

저자소개

최재목

 

 

현재 영남대 철학과 교수이며, 일본 츠쿠바筑波대에서 문학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도쿄대, 미국 하버드대, 네덜란드 라이덴대, 중국 베이징대에서 연구했다. 중국 절강이공대 객원교수, 한국양명학회장,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노자』, 『상상의 불교학』, 『왜 쓰는가 - 글+쓰기의 철학·방법 -』 등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하여 『나는 폐차가 되고 싶다』, 잠들지 마라 잊혀져 간다』, 『꽃 피어 찾아 가리라』외 다수의 시집을 간행했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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