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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w.h.d 출판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발표 및 심사평[세부내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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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11/24

[w·h·d] 1회 출판콘텐츠 공모전 심사평 

 

[총평]

 

영남대학교출판부에서 주관하는 출판 콘텐츠 공모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모전은 우리 사회와 삶 구석에 존재하는 중요한 주제들을 젊고 예민한 감각으로 발굴하고자 했습니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주제 탐구는 출판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모색합니다. 수상작들은 책을 통해 개성있는 목소리를 드러내며 친구(독자)를 만날 것입니다. 또한 공모전은 기성 출판 공모 제도에서 다뤄지지 않는 분야의 기획들을 포용함으로써 젊은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인용하며 총평과 수상작 평을 마무리합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이 점점 많아집니다. 개인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는 미디어가 다양해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종이책의 의미와 역할은 동시대성을 지니며 갱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모전에서는 책의 형식 탐구가 부족한 점이 아쉬움입니다. 새로운 형식이 새로운 내용을 이끌어 갑니다. 책의 편집구조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적극적인 창작자의 등장을 기대합니다.”

“이번 콘텐츠 공모는 청년 작가들의 과감한 도전과 개성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기존의 완강한 제도문학의 문법이나 장르 개념에서 수용되지 못한 참신한 개성에 활로를 제공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응모한 대개의 작품들은 감상적이거나 자기 주관에 매몰된 아마추어 작품들이었고, 일부 작품은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새로운 개성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좀더 패기 있고 분명한 자기개성을 가진 작품들을 기대했지만 이에 부응하는 작품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기획을 통해 청년 작가들이 문학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이들의 새로운 작업이 좌절되지 않고 자신의 영토를 개척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고자 하며, 아울러 이들의 작업이 기존의 문학 장(場)을 충격하여 우리의 문학이 좀더 넓어지고 다양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개성적인 언어와 참신한 시각을 가진 열렬한 문학청년들이 이 출판 기획의 문을 두드려서 우리의 문학시장을 좀더 다채롭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대학출판부의 공모에 따른 지원작들답게 완결된 무엇이기보다는 지속하고 성장해나가는 무엇의 가운데 부분을 잘라 단면을 보여주는 듯한 용기와 개인성이 돋보였습니다. 개중에는 곧바로 인쇄, 제책해서 서점에 입고하거나 북페어에 나왔어도 자연스러울, 독자 입장에서 반가울 만한 읽을거리도 더러 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시작점의 용기가 긍지로 마무리되려면 요구될 물리적인 공력의 공백도 느껴졌습니다. 당선작은 당선작대로, 미당선작은 미당선작대로 이 공백을 채워 동료로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패기 있는 젊은 창작자분들의 작가로서 출발을 응원하기 위함으로 모인 자리입니다만, 공모전의 어쩔 도리 없는 한계 또한 체감하게 됩니다. 모든 작품에 작가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고유합니다. 어떤 목소리엔 비교적 많은 이가 폭넓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어떤 작품은 비교적 소수의 독자에게 묵직한 변화의 열쇠가 되어 주기도 할 겁니다. 공모전은 여러 형편을 핑계로 전자에 가까운 작품을 선택합니다. 부디 변함없이 각자의 목소리를 펴내고 발신해주시길 바라봅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내면에서 발효된 한 덩어리의 무언가를 소중하게 깎고 다듬어 한 편의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행위는 그 자체로 고귀합니다. 저희는 이번 심사에서 아주 잘 다듬어진 것 보다는 조금은 삐뚤빼뚤 하지만 순수하게 마음을 움직이게 해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 했습니다. 이번 공모가 좋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작가에게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대상: [흔들리는 사람]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함축적이면서 매력적인 드로잉을 통해 독자에게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창작자와 책을 발굴하려는 공모전 취지에 맞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판형, 서체, 레이아웃 등 디자인을 보완하면 더욱 멋진 이야기 책으로 탄생할 수 있는 잠재력을 품은 원고입니다.”

“종이의 물성, 원고의 내용, 두 가지의 요소로 구성되는 물건이 책이라고 한다면 <흔들리는 사람>은 신비롭게도 원고만으로 충분히 완성된 듯합니다. 그러니까 더 기대하게 됩니다. 그의 원고에 딱 맞는 표지와 조판이 더해지고 나면 어떤 아름다움이 완성될까요? 종이 위의 글과 그림, 출판이란 형식의 정보 전달 수단이 어쩌면 가장 효율적이고 즐겁게 작동할 수 있는 원천과 만나 뵙게 된 거 같아 기쁘고 감사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보았을 것 같은 지점을 순수하고 맑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표현으로 글의 내용이 더욱 뚜렷이 잘 느껴지고 단순한 표현 방식이 글의 내용을 더욱 잘 읽히게 하고 빈 여백은 좀 더 독자가 생각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듯합니다. 우리는 흔들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흔들리는 사람을 잡아주는 안 흔들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함께하면 더 성장하고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입김에도 흔들리는 사람, 매일 언제나 흔들리는 사람과 좌우로 앞뒤로 이리저리 휘어지는 비정형의 선들이 잘 어우러집니다. ‘버티려고’ 하고, ‘뿌리’ 찾으려 하고, 그러다가도 밖으로 완전히 튀어나올 듯 뿌리 뽑히려 하는 뭇 우리들의 생을 뿌리라는 지나치게 친숙한 메타포로 펼쳐나가는 글쓴이가 못미덥다가도, 제 뿌리를 떼어주는 안 흔들리는 사람이 궁금하고 존경스러워서 이 책의 흐름에 몸을 맡겼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처럼 우리 모두는 흔들거리거나 안 흔들거릴 것이고, 어떻든 뿌리를 지니고, 바람을 맞습니다.” 

 

 

우수상: [이제 공간에 주의하십시오]

“우리가 살고 느끼고 경험하는 공간을 다각적 측면으로 해석하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점유한다는 의미에서의 공간이나 두 공간을 잇는 공간, 혹은 공간 그 아래의 공간에 대해 풀어내는 방식이 사뭇 흥미롭기도 합니다. 어쩌면 일견 개인적일 수도 또는 사변적일 수도 있으나 그들이 말하는 공간이 각자에게 있어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독자의 관점에서 내가 인식하는 공간의 종류와 특성에 대해 불현듯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혼자 하는 공부는 끝도 시작도 없는 것 같은데, 공부하는 정체성이 복수가 되면 공부라는 과정 자체가 일련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공간주의’라는 팀 이름, “공간에 주의”하라는 제목 모두 空間이라는 한자어만큼이나 비어 있고,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운데, 정작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저마다는 물론 공동이 함께하는 공부의 시선과 노력이 가득합니다. 그들의 과정이자 결과가 읽는 사람, 공간을 점유하고 관통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곳을 공부하게 하는 매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학술적인(또는 준 학술적인) 논의가 학계에서만 재미있을 일은 아닐 겁니다. 다만 그 이야기가 발신되는 방식이 논문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면, 학계 바깥의 독자 입장에선 즐거움을 함께 향유하기에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거 같기는 합니다. 아주 똑같은 글이라도 말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제 공간에 주의하십시오>에 담긴 저자들의 탐구가 부디 경쾌한 편집과 디자인에 뒤섞여 발행되길 소망해 봅니다. 재미있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꼭 같이 읽고 싶습니다.”

“책은 한권으로서 완결성을 갖추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명쾌하게 핵심을 건드리는 기획력과 편집력이 요구됩니다. 연구팀의 공부 성과는 훌륭한 것이지만, 이 원고는 출판을 하기 위한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습니다. 산만하고 방만함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의 보완을 통해 출판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우수상: [안녕, 나의 달성공원 시절]

“공적인 역사로 남기기엔 입자가 너무 작은 나머지 미처 남겨지지 못하는 조그만 파편 같은 시간들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행이고 고마운 일은, 종종 그 파편들이 흩어져버리기 전 개인의 기록과 출판을 통해 정리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주관을 반영한 서술이기에 모든 면을 공평하고 포괄적으로 담기는 어렵겠으나, 대신 무한히 깊고 섬세할 수 있습니다. <안녕, 나의 달성공원 시절> 기록자의 눈 뒤에 서서 지난 시간을 살펴볼 기회를 얻습니다. 남겨주신 기록에 감사드립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주변 장소를 기록하고 사유하는 일은 사소하고 쉬워보이지만 그 무게와 중요도가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내용 못지 않게 기록의 형식이 관건입니다. 이번 응모작에서 보이는 아쉬운 점 또한 기록의 방식이 평이하다는 것입니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형식 실험을 통해 멋진 출판물로 세상에 태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Hello로 막을 열고 Bye로 막을 내리는, 특정한 개인의 특정한 공간의 특정한 시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자라고 늙어가는 거리를 당장 찍는다 해도, 거의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향수를 예방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물며 삼한시대부터 이어져온 지역의 공원이라니… 모델은 물론 사진가조차 포즈를 취하지 않았을 것 같은 사진들의 묶음을 웹이나 휴대폰 사진첩이 아닌 책으로, 그러니까 더해가는 쪽번호와 함께 읽어나가야 한다면 사진의 선별과 배열에 좀더 공을 들여도 좋겠습니다.”

“대구에 사는 사람에게는 무척 익숙한 장소인 달성공원에는 늙고 조금은 슬퍼 보이는 동물들이 삽니다. 그 동물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은 쓸쓸해지기도 하고요. 역사가 머무르는 장소에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생깁니다. 마치 사람의 삶처럼요. 이 책은 그것을 개인의 서사와 함께 담담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삐뚤빼뚤한 모양이지만 잘만 다듬으면 좀 더 근사한 모양이 나타날 것 같은 기대감을 줍니다.”

 

 

2022년 11월 심사위원 일동 

 

 

심사위원

 

정재완(심사위원장,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김문주(국어국문학과 교수)

 

조퇴계(브로드컬리 편집장)

 

김미래(쪽프레스 편집장)

 

김인철(고스트북스 대표)

 

이종백(언론출판문화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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